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을 공식 봉쇄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런데 NSA는 이미 앤트로픽의 가장 강력한 모델 마이토스(Mythos)를 쓰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백악관은 조용히 연방 기관들이 앤트로픽을 다시 쓸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봉쇄령은 있지만 사용은 계속된다. 이 이상한 역설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봉쇄의 시작: 앤트로픽이 무엇을 거부했나

2026년 2월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연방 기관에 앤트로픽 AI 기술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앤트로픽을 공식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으로 지정했다. 이 조치는 앤트로픽이 두 가지 요구를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 클로드가 미국인 대량 국내 감시에 사용되는 것, 그리고 완전 자율 무기 시스템에 통합되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앤트로픽은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4월 8일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법적으로는 봉쇄가 유효하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마이토스는 왜 그렇게 중요한가

마이토스는 앤트로픽이 공개를 스스로 유보한 모델이다. 자사의 ASL-4 안전 프로토콜을 발동할 만큼 강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 주에 걸쳐 마이토스 프리뷰를 테스트한 결과, 모든 주요 운영체제와 모든 주요 웹 브라우저에서 수천 개의 제로데이 취약점을 발견했다. 그 상당수는 치명적이었다. 수학적 능력도 압도적이다. USAMO 2026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이전 최고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6보다 31퍼센트포인트 높은 점수를 받았다. 4월 20일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NSA는 이미 마이토스를 운용 중이다. 국가 정보기관 입장에서는 이 모델을 포기하는 것 자체가 국가 안보 손실이다. 봉쇄령이 있어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숨은 인사이트: AI 안전 원칙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날

이 사태의 가장 불편한 진실은 이것이다. 앤트로픽이 거부한 두 가지 요구, 즉 대량 감시와 자율 무기는 AI 안전 커뮤니티가 수년간 가장 경계해 온 시나리오다. 그런데 지금 백악관은 그 거부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4월 29일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연방 기관들이 마이토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작성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앤트로픽은 잘 하고 있다, 국방부 딜이 가능하다고 발언한 것은 협박과 당근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4월 초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생산적인 초기 미팅을 가졌다. 무언가 이미 협상이 진행 중이다. 앤트로픽이 원칙을 지키면 정부 시장을 잃고, 협상을 하면 그 원칙의 의미가 흐려진다. 이것은 AI 기업의 안전 원칙이 국가 권력 앞에서 어디까지 지켜질 수 있는지를 묻는 가장 현실적인 테스트 케이스다.

AI 안전의 진짜 적은 무능한 개발자가 아니라, 안전 원칙을 협상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국가 권력이다.


핵심 요약

  • 2026년 2월 27일 봉쇄령 , 트럼프, 연방 기관의 앤트로픽 AI 사용 전면 중단 지시, 공급망 위험 지정
  • 앤트로픽의 거부 이유 , 대량 국내 감시 및 완전 자율 무기 시스템에 클로드 사용 거부
  • 마이토스, 제로데이 수천 개 발견 , 모든 주요 OS·브라우저의 치명적 취약점 식별, 수학 올림피아드 31%p 격차
  • NSA 이미 마이토스 사용 중 ,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미 국가안보국은 이미 모델 운용
  • 백악관, 우회 가이드라인 작성 중 , 연방 기관의 앤트로픽 재도입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선회

더 생각해볼 것들

  1. 앤트로픽이 대량 감시와 자율 무기 사용을 거부한 원칙이 결국 국가 압력으로 무력화된다면, 다른 AI 기업들의 자체 안전 원칙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2. 마이토스처럼 ASL-4 수준의 모델이 국가 정보기관에 배치된다면, 그 사용 방식을 누가 어떻게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
  3. 이 사태는 한국의 AI 기업들에게도 경고일 수 있다. 정부 AI 조달에서 기업의 안전 원칙은 계약 조건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언제나 국가 이익에 종속될 수밖에 없을까?